코로나-19(COVID-19) 델타 투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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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년 코로나-19 델타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이다. 전국이 긴장해서 마스크를 쓰고 서로를 감시하는 눈초리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시기니까, 2022년 12월 말이 되겠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회사의 집체교육이 있어서 서울에 올라갔다. 그것도 서울의 가장 한 복판인 서울역에서 진행되는 교육이니, 내가 거주하는 양구를 거쳐서 춘천을 경유하여 용산역에서 환승하여 서울역에 도착했으니 사람들이나 공간에 접촉한 빈도가 상당했었던 갔다.

 

내 몸의 상태

평소에 당뇨와 고지혈증의 지병이 있었지만 심하지 않았기에 '설마, 내가 걸리겠어?'라는 염려 속에 백신 접종을 거부하며 견뎠다. 이유는 내 몸의 면역상태를 내가 가장 잘 알았기 때문이다. 격무와 불면증으로 항상 입안이 헐어 있었고, 이 구순염이 완치되려면 한 달 이상이 소요됐다. 눈은 충혈되기 일쑤였고, 피부에는 원인 모를 가려움 증으로 인해 살얼음판 같은 면역력으로 살아갔다. 2021년 12월 04일 역시 몸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교육을 종료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열차 속에서 몸살 증세와 한기, 콧물이 줄줄 흘렀다. 집에 거의 도착할 즈음에는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하루가 지나서 막내아이 학원(춘천소재)에 데려다 주고서 끝날 때까지 차 안에서 대기하는데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가슴에 가래가 가득 찬 불편한 느낌? '카아악' 소리를 내며 가래를 끌어올려 뱉었는데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샛노란 가래가 인절미 떡처럼 엉겨 붙어 있는 상태였다.

 

이틀 후

한기와 열이 나기 시작했다. 양구군 검사소에서 검사를 하고 새벽에 통보를 받았다. 감염이 되었다고. 이제는 약을 먹어도 쉽사리 열이 가라앉지 않는다. 조금 낫는듯 싶더니 다시 열이 나서 무력해지고 호흡이 힘들어졌다. 별 증상이 아니러니 치고 1차 생활치료센터(강원 고성군 의원연수원)로 옮겨졌다. 계속해서 기침이 나고 열이 올라 몸이 힘들었다. 격리되어 약을 먹는데도 열은 계속 오르고 호흡이 어려웠다. 40도 가까이 오른 열은 너무 심해서 온몸에 열꽃이 다 번지고, 산소포화도는 88까지 떨어져 호흡이 힘들어졌다. 잠도 잘 수 없을 정도였다.

 

 2차 격리 치료센터로 이송

결국 119 구급차로 속초의료원으로 긴급이송되어 치료를 받았다. 링거를 꽂고 주사를 맞으니 열은 떨어지는 듯 했으나 호흡은 여전히 힘들었다. 산소포화도가 90을 넘지 못했다. 속초의료원에서 하루를 보내는 사이 상태는 악화되어 호흡곤란이 지속되고 한 발도 띄기 어려울 정도로 산소포화도가 87%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결국 22시가 넘어서 병실을 수소문하여 찾은 끝에 울산대학교 부속병원에 입원실이 한 자리 비워서 급히 이동했다. 동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에 산소가 모자라서 삼척의료원에서 산소를 재 공급받아 6시간이 넘게 걸려 울산대 병원 중환자실에 도착했을 때 주치의 진단 결과 너무 늦게 와서 경과를 보고 인공기도삽관 시술로 인공호흡기 부착을 해야 할 상황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열은 떨어질 줄 모르고 숨을 들이쉬기가 너무도 힘들었다. 공짜로 마셨던 공기의 고마움이 얼마나 감사했던가? 죽음이라는 것을 앞두고 살아있다는 것의 감사함에 숙연해지는 시간이었다. 다행히 하루가 지나서 호흡이 조금 나아졌고, 람데시비르 주사약을 3회 투약하고 호흡이 다행스럽게 돌아왔다. 폐르 촬영한 CT를 보니 갈비뼈가 안 보일 정도로 하얗다. 폐 전체에 염증이 가득해 잘못하면 사망할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될 코로나-19

지금이야 지난일 이지만 코로나-19를 가볍게 여기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나는 보았다. 중환자실에 왔다가 하얀 천을 그대로 뒤 짚어 쓰고 나가는 환자들의 마지막을 눈앞에서 목도했다. 30여 일을 입원하던 중 많이 회복이 되었지만 퇴원 후에도 호흡곤란과 흉통으로 인해 2달을 고생했다. 지금도 흉통과 호흡곤란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4개월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받고 있는 데 들숨의 기능이 아직 60% 밖에 회복되지 않았다. 차가운 공기를 마시면 여전히 흉통과 그날의 트라우마가 여지없이 떠 오른다. 나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기에 그분의 능력을 신뢰하고 의지하며 내 몸의 상태를 맡기며 충실하게 관리하고 있다. 의식이 없을 때 내게 보여준 과거의 부끄러운 삶의 모습이 나를 회개하게 만들었고 이제 새로운 삶을 살도록 기회를 한번 더 주신 것으로 믿고 있다.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내가 삶을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그 간절함이 필요한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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